햇꿈둥지 2011. 2. 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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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 속에는

설날이 있고 입춘이 있고

아내와의 한 평생

철없는 시간 9년에 더한 30년의 긴 세월

평생 한살이 첫매듭의 날이 얹혀 있었다

서식처를 산꼴짜기로 옮겨 오두막 한채를 지었으며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이던 아이들은 서른살이 다 되거나 서른살이 넘어서도

여전히 부리 노란 어린 모습으로만 보이니

그 불가해한 시간의 무게는

관절마다 통증이 되어 자리 잡고도

더러는 성성한 흰머리

아니면 다시는 펴지지 않을 음각의 주름이 되어 몸 구석구석에 매달려 있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 분명하다

 

#.

유전적 문제 였는지

단명한 집안의 내력대로 일곱남매 대부분은 이제 손잡아 정 나눌 수 없이 떠나 버리고

달랑 하나뿐인 환갑의 형님...

 

고맙고 고마워서 늙은 콧등이 뻐근해지더라

 

#.

사금파리 같던 1월의 서른하루가 비워지던 날

하늘은 살갑게 포근했고 추녀는 종일토록 낙수를 떨구었다

한낮

풀어 헤쳐진 바람의 틈새에서 성급한 봄을 엿본 뒤

어쩐지

맨발로 나서서 젖은 흙을 밟아도 포근 할 것 같은 이 성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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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동안은 제법 몸을 추스릴 정도 였다가

해 넘이 무렵부터 관절마다 칼끝을 들이미는 것 같은 통증의 몸살 기운이

하루, 이틀...아흐레째...

 

시골살이는

몸살조차 마당쇠형으로 앓게 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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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대낄...

 

낮동안은 그럭저럭 견딜만 하므로

밤에만 난로 불을 지피기로 했다

 

물 문제는 아직도 낙망의 난제,

덕분에

종이컵 한컵의 물로 양치가 가능하고

설겆이 소요량은 15리터

빨래가 60리터 가량

화장실 10리터에 비데는 계량 할 것도 없는 팁으로 가늠하고...

 

허긴

시원 시원 물 줄기 흐르면 다 잊어 버릴 기억들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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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되면

그래서 온들에 화해의 초록손이 무성해지면

한여름 천덕꾸러기 잡초로 버려지기 전에

정갈하게 거두어 예쁜 밥상을 차려야겠다고

어지렁 뜨락을 거닐며 꾸는

 

섣부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