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봄부림,

햇꿈둥지 2019. 3. 16. 07:40








#.

결국

춘삼월은

추운삼월의 줄임말이다.


#.

뒷산 정수리 부터 뒤덮듯 내린 삼월의 눈은

눈송이가 아닌 눈뭉치가 되어

털썩 소리가 날 만큼

수 천 수 만의 곤두박질을 거듭했다


#.

이제 막

저녘을 맞기 위해

불 들이고 밥 짓는 시간에

어둠보다 먼저 눈이 소복하다.


#.

먼 남쪽 들녘의 꽃소식에도 불구하고

산골짜기 봄은 난산의 몸부림을 거듭하고 있으니


#.

계절 조차

떠나기도 되 돌아 오기도 이토록 힘겨운 것,

하물며

사람의 일이랴


#.

봄을 맞기 위한 온 천지의 아우성,

한 낮 하고도 밤이 새도록

봄부림 이었다.


#.

이른 봄 연두 치장 부터

한 여름의 의젓한 초록 그늘이며

태양의 속살빛으로 물드는 가을 단풍까지 화려 했으므로

떠나는 겨울은

아무 말없이 순백의 눈꽃 한장을 남겨 두었고


#.

나무들은

계절의 허튼 약속마져 가슴 갈피마다 동그랗게 간직하여

조금 더 어른스러워진 모습으로 봄을 맞을 것이다.


#.

그리하여

온통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