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르장머리 고치기
그러니까 말 하자면
술자리 하나가 생겼다고 칠 경우,
나는 늘 일등 이었다...취 하고 뻗기를...
이 글을 잘못 읽으신 분들 께서는 혹시 남들하고 같이 먹는 자리, 한잔 이라두 더 처 묵을라꼬 뉘깔을 뒤 쓰고 덤비는 꼴을 연상 하시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 소생의 본질을 말씀 드리거니와
어렸을쩍 부터 평소에 잘 댕기던 동무집에 잔치라도 있다치면 그 일이 다 끝 날 때 까지 발길을 똑 끊던 더러운 버릇을 함양하고 간직한 바 있으니 위와 같은 결론을 지으셨다면 충분한 오해 이시리라...고 정리하고...
어느 날 문득,
이 깊은 산 중으로 서식처를 옮겨 쎄 빠지게 오막살이 하나를 어리고 나니
애들은 깃 자란 산새처럼 떠나 버리고
서방이란 사람은 툭하면 술 핑계로 외박이니 고스톱판으로 치자면
마누라 홀로 독박 수에 걸려 드는 날들이 어제 같고 오늘 같은 거라...
스스로 버르장머리를 고쳐 보리라
모처럼의 술자리는 고문 자리였다
참아야 하느니...참아야 하느니...
그러면서 좌중을 둘러 보니 술 병이 비어가는 만큼씩 소음지수가 높아지고
헛소리 빈도 또한 높아지고 왼갖 세상 일들이 술잔에 고이다가...고이다가...주어 없는 황설수설이 난무하고...
어쨌든 난 어제 내 스스로의 의지력 시험장을 무사히 통과하여
별빛 반 달빛 반이 뜨락에 깔리던 소토골로 들어 섰다
포연 가득했던 전장에서 살아 돌아 온 전사를 반기는 듯한 아내의 다소 과장된 포옹이여~
이 빈한한 골짜기에 초록 바람과 손 잡은 가을이 온다고 하니
명료하고 청정하게 가을 맞이를 준비해야 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