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마다 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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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반 햇살 반의 아침 봉당에 나 앉아 커피 한잔 옆에 끼고 신문을 펼칠 참 인데
제법 두툼한 간지 한뭉치가 떨어졌고 제목이 "00신문주말 섹션" 이었다
나이 들어 가면서 순간 착시가 제대로 안되는 탓 때문인지
자주 자주 구성된 문장의 단어들을 잘못 읽게 되는 버릇,
"주말 섹션"을 "주말 섹스"로 읽는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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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와
배추와 무우 이거나...
밭에 심겨진 작물들의 자람이 더디고 더디다
"가뭄을 타면 질겨지니 물을 줘라"
"가물 때 물을 주면 가뭄을 더 타니 물을 주지 마라"
마을 모두들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았으니 누구 하나 도사 아닌 사람이 없다
그 어지러운 고집과 이론 속에서의 결론,
사람과 작물이, 산천초목이
어디 강우량으로 계량되는 빗물만 이겠는가
강수량...
이 아침에도 바짓가랑이가 젖도록 이슬 함초롬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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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깔린 도시의 보도에는
연속 팔방 무늬 였는지
들여다 보고 있으면 동심원의 가장 가운데 이기도 했다가
눈을 들어 먼 곳을 보면
왼갖 네온의 불빛 속으로 동그랗게 번져 가는듯이 보이는
그리하여 촛점이 또렸하지 않은 도시...
종아리 예쁜 아이들의 하이힐 뒷굽이
방울 방울
도시의 어둠 속으로 동심원을 퍼뜨리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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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앞지르는 옷차림이 범람하는 거리
유행이 될 수 있는 옹골진 생각과 방식은 이 거리 어디에 짱 박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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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뜨락에 나서서 까무룩히 하늘을 올려다보면
초롱한 별들이 어깨 결리도록 늘어서 있었다
별에 대한 부정적 표현들...
"별꼴이야"
"별 미친 놈을 다 보겠네"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구만"
"별 지랄을 다 하구 자빠졌네"
"별난짓 하지 말아라"
"별 것두 아닌 걸 가지구..."
"별 맛 없구만"...
도대체
별을 뭘로 보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