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막가이버

햇꿈둥지 2010. 4. 1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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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조차 외출하고 없는 산꼬댕이에서

이일 저일로 콩콩콩 종종 걸음을 치다가 

집에 들어 땀 좀 씻고 쉬어 볼까?...의 궁리 참에 낯선 여인네들의 방문을 맞았다

 

"험한 세상 등불이 될 말씀을 전하러..."왔다는 그니들이

가방을 열어 꺼낸 책자들...

 

"험한 세상인 줄은 아오나 등불은 필요치 않습니다

 뉘깔에 불을 켜고 살거든요~"

 

썰렁 우라질~

표표히 산 아래로 내려 가시도다~

 

#.

기어이

멀쩡한 리어카 하나를 아작 냄으로써

관리기용 트레일러가 탄생했다

그리하여 지게질에서는 해방 되었으나

강원도...그것도 산꼬댕이...

퇴비 일곱 포대를 실었을 뿐인데 돌에 걸려 기우뚱...

성능 좋은 쇠바퀴는 땅만 후벼 팔 뿐,

지게 지고 용 쓰기나

관리기 미느라고 용 쓰기나 어차피 그놈이 그놈...

 

평지 작업에나 제 기능을 발휘할듯

원상 복구는 어림도 없으니

몇일쯤 마누라 잔소리에 시달리다가 리어카 물어 낼 일만 남았지...

 

팔자려니...

 

#.

일을 시작한 시간은 아침 여섯시였다

거름을 올리고

펴고

다시 밭을 갈아 이랑을 짓고 나서야

일찍 어두워지는 산골의 어둠을 섞어 감자를 심을 수 있었다

 

이것 저것들을 욕심껏 심어 잡초 제위께 진상하는 바보짓 대신

감자와 고추에 주력 하기로 했다

나머지 부족한 것은 사 먹기로...

아니면

주변에 지천인 온갖 풀들을 뜯어 먹으므로써 진정의 웰빙을 도모 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