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도대체 알 수 없는 것
햇꿈둥지
2007. 8. 20. 16:49
#.
넓어지고 기름지다...밭들은...
날마다 해마다 모난 돌이 거두어지고 윤기 흐르는 작물들 흐드러져 보인다
그러나...
밭에서 거두어진 모난 돌들은 사람의 가슴에 뿌려지고 마는지
불과 십여년,
몇 몇 정 들었던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나고 그 자리를 또 나이들어 채워 가건만
지난 시간 어림 없을 만큼 마을의 인심은 척박하다
땅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흙을 닮아 가는 거라면...그럴만도 하겠다
저 우에 누구네 밭에서는 가을에 무우가 몇접 나오고
저 아래 누구네 논에서는 벼가 몇가마 나오고...의 계산 방식은 이제 평당 얼마...의 간단한 상업적 잣대 외에는 들이대 볼 것이 없다
그 땅에 제초제 뿌리고 농약 퍼 붓고 비닐로 꽁 꽁 싸매고...
대지는 어머니 라고 했던가?
뒈지는 어머니의 오기는 아닐까?
이 마을 들어 처음으로 농사꾼인 종구씨가 환경 문제를 얘기 하더라
먹고 사는 일 이기는 하지만 죄를 짓고 있노라는...
석양 놀빛 아래에서 희망을 보는 걸까?
그렇더라도...
#.
우루루~ 몰려 왔다가
썰물 처럼 빠져 나가는 사람의 등 뒤에서 손 흔들기에 진이 빠질 무렵쯤
이제 동해안의 해수욕장은 폐장을 한다 하고
해질녘 산그림자에 밀려 오는 산 공기는 제법 서늘한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서러운 빛으로 불 타오르는 가을의 사타구니에 빠지기 전에
아내 손 잡고 어디 낯선 해변 이라도 다녀 와야 겠다
비어진 공간에서
비로소 충만해 진다는 것은
둘만일 때 가능 할 수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