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눈섶에 불이 붙은듯,
햇꿈둥지
2008. 10. 13. 09:26

#.
내 집 지을 땐 그리도 힘 겨웠는데
침 쉽기도 하지...
엊그제 시작한듯한 집 한채가 불과 한달여 만에 뚝딱 상량을 한다 했다
어깨 위에건
발부리 발등 할 것 없이 온통 오종종한 일거리들이 매달려 있는데
무얼 준비할꼬???
머리 맞대고 상의 끝에 아직 입주하여 살림 전 이니 음식이나 하나 정성껏 만들어 보자
큰통 가득 동태 찌게를 끓여 드리기로 했다
어찌 어찌 된 사람의 인연으로
십여년전 아내의 은사님을 뵙게 되었고 땅 준비에 시골살이 준비에 이것저것 궁리와 준비에 분주 하시더니 기어이 깊은 산 속에 집 한채를 어리셨고 그렇게 이웃이 되셨다
햇살 같은 이웃으로 살고저...

#.
눈섶에 불이 붙은들 이리 화급 할까?
어제 아침부터 냉냉한 서리가 내리기 시작 했으므로
아내의 동동 거림을 거들어 고추를 거두어 들이고
보일러실을 정리하고
여름 내 널부러져 있던 농기계들을 정리하고
그 와중에 무슨 억지인지 기어이 아내와 단풍 마중도 하고...
거두어 들인 무우를 다듬어 푸른 청을 곁들인 김치를 담궜다
먹을거리에 대한 온갖 불신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스스로 기른 것을 스스로 손질하여 먹는다는 건 위안의 선을 넘어 감사함이 된다
바쁜 일 틈새에 자르고 쪼개어 쌓아 놓은 장작더미가 실하다
돈으로 구한 것들은 창고에 쌓이고
땀 흘려 구한 것들은 마음 속에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