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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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무지하게 긴급한 일이 있으므로
진짜 꼭 무슨 일이 있어도 마을회의에 참석 하라는 전갈이 왔다
모임 멀미를 몇 차례 겪은터이니 썩 내키지는 않는 일 이지만
진짜 꼭 무슨 일이 있어도 가겠노라는 약속을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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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를 도용하여
잘못 학습된 정치적 폭력의 일들이
이곳 산골 마을에서도 아주 쉽게 벌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찬과 반을 섣불리 나누는 투표 끝에 마을을 두쪽으로 나누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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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엇이 잘못 되었고, 왜 잘못 되어가고 있는지를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그러니 그런 것이다 라고 하여
모두 그렇게 가고자 함을 "민주"라 하므로써
찬은 선이고
반은 악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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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앞 쥐의 꼬리를 물고
한마리 퐁당
두마리 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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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모두 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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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딱지 관리기를
돌
돌
돌
돌려 경사진 밭에 이랑을 짓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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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돌 투성이인 비탈밭에는
팔랑 팔랑 꽃비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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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살 박힌 곳 없는 연록의 새순들
제법 의젓하게 그늘을 만드는 숲속에선 쉰 목소리로 멧비둘기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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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끝에 빨간 알콜 중독 증표를 매달고 사는 친구처럼
쉴새없이 휘발유를 빨아야 움직이는 이노무 관리기를
느림뱅이 소로 바꿀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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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잠벵이 하나 걸치고 이랴 이랴~ 밭을 갈수만 있다면
지금 이 모든 풍경들이 그저 선경이 되리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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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참으로 받아든 비빔국수 속에는
두릅순
취나물
참나물
망초
씀바구들이
그릇 넘치게 버무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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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여
봄빔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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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끝날,
산골 마당가에 샛노란 송화가루 분분하니
저 먼
외딴 봉우리 어디쯤 숨죽여 기대인
눈먼 처녀나 찾아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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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머리 5일의 연휴,
손님 다발 소식이 5월 보다 먼저 당도 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