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고쳐 쓰고 다시 쓰고
햇꿈둥지
2012. 5. 10. 14:20
#1.
기계고 사람이고 뭐이고 년식대로 간다더니만
몸뚱이 이곳 저곳 곳곳이 내구년한 경과의 마모 증세를 보이기 시작,
오래 전 부터 양쪽 귀에서 이명이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바른쪽 귀의 난청,
#2.
난청 = 딴청 = 멍청,
이경화증 이라서
기어이 귀 뒷 부분을 절개 수술해야 한다는 신바람난 의사의 고견
#3.
심근경색 이 후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응고제 복용이 걸림돌,
사전검사로 혈관조영 검사를 해야 한다는데
절개된 동맥 속으로 스멀스멀 기어들던 카테터의 이물감...
검사 끝난 뒤
젊은 의사가 의아하게 물었다
-주무셨어요? 코 고는 소리 들렸거든요
의사샘을 을매나 믿었으면...
#4.
옆 침대의 노인분
칠십 후반 이시라는데 심장을 시작으로 내부 장기 기능이 연쇄적으로 망가지기 시작해서
장기 입원 치료 중 이시라는 말씀,
쇠잔한 기력으로 고개 꺾으신채 마나님 그늘에서 졸고 계신 모습,
딱하기도 아름답기도 하여라
부디 해로 하시기를...
#5.
어버이날 이라고 병원으로 모여든 아들과 딸과 곧 사위와...
미안하고 대견도 하여라
#6.
병원 곳곳에
첨단 컴퓨터 의료 장비의 소개와 자랑이 요란스럽다
문득
병원이 아닌 정비소 이거나 수리센터로의 느낌
이 병상에 누워 있는
나는
너는
우리는
사람으로 보다는 치료비 지불이 담보된 Cyborg???
(수리를 위해 잠시 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