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겨울 무늬
햇꿈둥지
2019. 12. 2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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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 비를 뿌리던 겨울은
다시 칼칼해진 바람과 더불어
아침마다 표창 같은 서릿발을 세우는 일에 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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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빗자루 하나로 쓸어도 그만일 만큼의 눈이 내렸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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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엔
제설 차량들이 요란하게 몰려 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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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
서실 도반들과 송년 모임이 있었고
참 오랫만에 들어가 본 노래방,
작은 방에는 지나치게 큰 확성음과
멀미가 날 것 같은 광란의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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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노래들은
고성의 확성에 묻혀 버리거나
도시의 밤 하늘에 절규처럼 뿌려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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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아래
소금맞은 미꾸라지 처럼 들뛰는 이 냥반들이
서실에서는 숨소리 조차 없이
몇 시간씩 서예에 몰두 한다는 이해 불가의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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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의 시간으로는 한해가 비워졌지만
도반님들과 나눈 인연의 시간으로는 한해가 보태어졌다고
한해 끝날의 인사를 나누었다.
뿐이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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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부터 말썽을 시작한 길은
1+1이 되어
소하천의 다리 하나로 나뉜 이쪽과 저쪽 부분들이
각 각 짐덩어리가 되어 몸과 마음을 힘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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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연말과 년초를 나누어 서둘 일도 아닌듯 하여
다소 너절하기도 한 올해의 일들을 끌어안고
경자씨 댁 대문을 두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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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도반님들 또한
새해 새날들
따듯하여 행복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