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겨울 건너기

햇꿈둥지 2014. 2. 1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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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해야만 하는 한가지를 위해

하기 싫은 열가지 이상의 일을 해야 했던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 욕구 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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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과

다시 한문 서예와

노자 공부를 묶음으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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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님의 말씀대로

백수가 과로사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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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퇴직 건달들이 늘어남으로써

뒤늦게 옛정과 의리를 기본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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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갑작스런 부부 문제가 푸념거리로 늘어져서는

개떡도 아닌 일로의 부부싸움 얘기 끝에

마누라의 폭력을 피해 도망을 다니는 꼴이 됐다는 다소 날조된 얘기조차 분분한 자리

묵묵히 구석에 처 박혀 있는 내게

"너는 어째 한마디도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

짧고 힘없는 한마디,

 

"도망칠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 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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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우편배달부와

다시 어린왕자와

역자가 각기 다른 세편의 노자와

이런저런 책읽기에 제법 맛있는 겨울날을 보내는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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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 밤과 종일토록 눈이 내리고도

햇빛이 나는 중에 조차 눈이 내리므로써

 

넉가래로 밀기를 두번

빗자루로 쓸기를 세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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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가득 불을 넣은 저녁 시간쯤

큰보름 품에 안은

열하루 상현달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