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가을 끝자락
햇꿈둥지
2012. 10. 3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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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끝내고 돌아 왔다는 아이와의 통화 끝에
"언제 집으로 돌아오니?"
요로케 물어 볼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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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벽 집 나서는 길,
달빛 하도 낭자해서 그만 주저 앉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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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 지은 산새들이 나뭇잎인지
우수수 쏟아지는 나뭇잎이 산새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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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상을 물린 뒤 아내가 깎아 준 단감을 먹다가
상아 조각을 발견했다
왜? 요거시가 요기에 들어 갔을까???
아침에 양치를 하다보니 앞니가 파절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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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해 전에
마을 이장에게서 얻어 놓았던 가마솥을 손질했다
누구든지 손님되어 오시면 장작불로 찰진 밥을 지어
따듯한 밥상에 마주앉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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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의 깨방정이 아니라도 이미 서리내리기는 여러번에
오늘 아침엔 얼음이 얼었다
추워 얼음이 어는 밤엔
마을의 개짖는 소리도 낮은 옹크림으로 들리다는 것 정도를 깨우친
엄벙덤벙 얼치기 시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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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일년분의 재채기를 한꺼번에 쏟아내며 고추를 다듬는다
김장 나눌 사람들을 손꼽는 중에
딸 아이가 딸네집으로 이름을 바꿔 등장 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