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白手道樂

햇꿈둥지 2014. 8. 6. 16:53

 

 

 

 

#.

님 발자국 소리가 아닌

군도의 헝클어진 발자국 소리로 밤비 오셨다

 

가뭄 중에

황송도 하여라.

 

#.

매미들 조차 일제히 묵언 수행에 드셨는지

조용하여

조심스런 여름날들,

 

#. 

한산하던 거리와 계곡이 넘쳐나기 시작해서

재 넘어 캠핑장들은 난민촌을 방불케 하고

아주 가끔 차 한대씩이 지나던 시골 길에서 접촉사고가 일어나기도 하는

산촌의 휴가 풍경,

 

#.

휴가를 끝내고 돌아가던 길 이거나

동쪽으로 길 떠났던 중에 차 밀림을 피 하기 위해 들이닥친 손님 덕분에

덩달아 휴가를 누리고 있음,

궂은 날 이었으므로 구들방에 불 들이고

세끼 꼬박에 옥수수, 감자 삶아 대령한 후

이 방 저 방 널부러진 그네들 틈새에서 주인인 나는 누울 곳 몰라 헤메노라

 

#.

앞마을 고운 계곡을 따라 걷는 새벽길은

몇일의 비로 물소리 한결 명랑해지고

나날이 더위 깊어지는 날들

사람 넘치던 계곡의 자리마다 빼곡한 쓰레기 더미들

그럼에도 여전히 여름의 한복판이니

이 노릇을 어이할꼬...

 

#.

한밤중 어둠 자락에 누워 풀벌레 소리를 듣는다

황감하온 백수도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