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何必曰足
햇꿈둥지
2014. 4. 2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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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운 4월의 스무아흐레에는
하룻밤 하고도 종일토록
씻김굿 같은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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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엷어지는 어둠속에
치악 홀로 일어나 우두커니 앉아 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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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떨군 나무들
새잎으로 제 그늘이 의젓한데
신새벽부터 명랑한 새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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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젖은 마당가를 어슬렁 돌아보다
오가피 다섯잎
취나물 다섯잎과
참나물 한줌을 뜨락 샘물로 씻어 아침상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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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도 자족도 하리라는 시골살이
채움 보다는 비움이 선행 되어야 비로소 가능한
자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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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먹을거리들 화수분인 시절
따로 족함을 얘기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