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段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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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는 일은 여전히 뻐꾸기의 몫,
하지가 지나 조금씩 어둠의 길이가 길어지고 있지만 7월의 첫날이라서
휴가라는 피서(避西)가 시작 되었으므로 동쪽의 그늘과 계곡들이 차고 넘치는 날들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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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이라고 불리는
난민촌,
열대야에 대한 수비성을 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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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담당 의사가 원하는대로의 혈소판을 포함한 혈액의 수치는 회복되지 않았으므로
당초 계획을 수정하여 마지막 한번의 항암치료를 떼어 먹는 것으로 종결 되었고
그리하여
병원 항암치료는 끝이났다
항암제에 장아찌 박혀있던 내 입장에서는
산삼 열뿌리 먹은 것 보다 나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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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달 동안 가심팍 대정맥에 박혀 있던 히크만 카테터를 뽑아내는데
나는 침대에 누워 마늘쫑 뽑는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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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돌아 온 내 집,
산중 오두막은 망촛대 속에 홀로 누워 있었고
나는 여전히 의욕만 왕성한 환자...조금씩 현실의 문제들을 깨우쳐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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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이가 들떠서 조금만 찬 음식도 삼킬 수 없고
툭하면 얼굴이 부어 한센병 환자처럼 보이고
머리카락과 수염은 이제 겨우 아기코끼리 걸음마 같은 솜털을 키워 낼 뿐이고
지독한 손과 발 저림,
이 염천에 불쑥 불쑥 몸안으로 파고드는 한기를 못견뎌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 쓰기도 해야 하는
그럼에도
입맛은 여전히 제멋대로라서 최선을 다한 아내의 음식에 정중한 인사를 건넬 수 없는
여전한
항암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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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안의 병도
내가 환자인 것도
다아~ 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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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칠월,
초록 그늘 아래 시원하고도 싱싱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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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기간 동안 마음 모아 주시고 사랑 나누어 주신
모든 블로거님들께 엎드려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