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ΑΝΑΓΚΗ
햇꿈둥지
2010. 1. 28. 07:36
손톱에 하나
발톱에 하나
겨울이 내 몸을 건너는 동안
피멍이 하나씩 박혀있다
편한걸 더욱 편하게
빠른걸 더욱 빠르게
그리하여 손가락 하나 까딱 않고 발라당 누워
이걸 저렇게 저걸 이렇게 하는 것이 요즘 살이의 대세 라는데
이 무슨 지랄인지
대처 아파트가 아닌 산꼴짜기 오막살이를 택한 뒤에
원자력 보일러도 시원찮은 판에 장작난로를 들여 놓고는
나무 자르기에 장작 뽀개기로 한겨울 등짝에 김이 솟도록 용천을 하며 사는데다
노산에 아이 어르듯 더듬 더듬의 일뽄새이다 보니
장작이 손가락을 때리고 발등을 내리치고...
아낭케...
오늘 소토골 마당 가득 널린 풍광 속에서
나 또한 한무더기 얼어 붙은 개똥이 되어
손톱에 하나
발톱에 하나
피멍으로 각인된 숙명의 글씨들을 읽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