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걀 한 판에 칠천 원쯤 한다는
아내의 한숨 한 판,
#.
과연
에그머니로다.
#.
달걀 프라이 한개로도
진수성찬이 되는 시절,
#.
담부턴
껍질째 먹거나
달걀 대신 계란을 먹거나,
#.
사람의 살 길을 위해
예방적 살 처분을 한다고 했다.
#.
안전한 살육,
#.
다분히 인간적인
형용모순과
#.
사람은
만물의 배꼽이라는 인식의 오류,
#.
또
도둑의 걸음으로
살금살금 눈 오시고
그 틈새 도착한 책 한 권
미안도 하여라
#.
해 바뀌고
서른한 번째 새벽,
시린 달빛만 흥건하고도
어느새 2월,
#.
문틈에 귀 기울여
봄 기별을 기웃거리는
계절 관음증,
#.
사람인 나는
집안에 누워
덕지로 옷 끼여 입고도 춥다고 옹송거리는데
마당가 세 마리 개들은
단벌의 옷 한벌만 걸친 채 개기왕성하게
풍찬노숙 중,
#.
아침마다 식은 밥 한 그릇을 나누며
어루만져 인사 하기를
독한 것들 같으니라구,
#.
봄 되면은
꽃 향기 깔린
꽃그늘 아래로 옮겨 주어야겠다.
#.
꽃 피고 연두 순 돋기 전에
그리움부터 너울너울 자랄 것 같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