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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하도 황홀해서
아지랑이 너울너울 하고
나비조차 비틀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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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고스톱 판에서 엿듣기를
- 웃새골 새로 지은 법당에 단청을 했다네요
- 청단을 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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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붓과 종이의 먼지를 털어
묵향에 코를 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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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들과 만난 자리
나 : 재 넘어 깊은 산속에 서식 합니다
다운타운 아줌마 : 전기는 들어 오나요?
나 : (살짝 장난기가 발동) 아니요
다운타운 아줌마 : 세상에 그런데서 어떻게 살아요?
나 : 뉘깔딱지에 불을 켜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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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간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자리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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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 속에 원시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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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풀렸으므로
몸도 풀어야 한다고
대략 70㎏ 넘을 것 같은
친목회 아줌씨들이 주동되어 봄꽃놀이를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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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주도(諸酒島)로 날아가
1박2일 동안 모두 108배(盃)쯤 쐬주를 때린 뒤 모두 극락왕생 하자고
원기무모 씨끌뻑쩍 하다가
그노무 소 때문에
그노무 개 때문에
그노무 멧돼지 때문에
또 또 또 뭣 때문에...
찬물에 뭣 줄듯이 피시식 쫄아들어
그냥 동해안 한바퀴로 결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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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쨌든
관광버스
너는 이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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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즉시 녹아 버리는 영상의 날씨에
죽기로 눈이 내렸으므로
봄빛 담아 푸르리라던 산과 들과 나무들은
잠시 하얗게 쉬어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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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산비둘기가
꾸룩 꾸룩 쉰목소리로 울고 있는데
산골짜기 삼월 하고도 여드렛날엔
여전히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