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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다가
쉬다가
더러는 햇볕 이기도 했다가
그렇게
징검징검 비가 내렸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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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는
마땅히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해
그만
땅에 눕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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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 저도
해법이 없을 때
발라당 디비지는 거
간혹
사람살이 중에 있다고는 들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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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마다
가심팍조차 질척해 지는 증세,
자가 진단 결과
우(雨)울증 전조 증상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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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단순다망 하신 일들 조차 심드렁하여
그 틈새
풀들만 한 발도 넘게 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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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묶음으로 코로나에 걸려
제 집 안에 위리안치된 지 수일째,
먹고 싶다는 것들을 대략 카트에 담아
종합 배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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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안아
뽈떼기를 비벼도 시원찮은 예쁜 녀석들을
그저 현관문 사이로 멀뚱히 바라만 보고 돌아서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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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 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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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연대회를 하는 건지
아침마다 성실하게 도착하는
문자, 문자, 문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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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은 몇 명
▲ 마을은 몇 명
그리고 그 옆댕이
▣ 마을은 또 몇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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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옆댕이 마을에 밀리겠구먼
모두들 분발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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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개떡 같은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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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초의 열망을 배신한 채
반 넘어 곯아가던 고추들을 끌어안은 건조기는
사흘째 피(皮) 말리는 고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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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손맛은
다만 조리 과정 뿐 만의 일이 아니라
먹을거리가 되기 까지의
모든 노고를 망라하여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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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팔월의 날들도 반쯤이 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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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구름 틈새로
빼꼼 보였던 것이
가을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