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비 한푼 생기지 않는데도
이름을 노자 모임으로 하고
다달이 날짜 맞춰 모이는 사람들이 있어서
어제는 모처럼 끝자락 시간을 떼어 점심 같이 먹기로 했었지
이름도 위치도 촌스럽기 그지없는 시골밥상이란 식당의
좁아 터진 방안에 옹송옹송 들어 앉아 점심상을 받아보니
오지 대접에 담긴 밥 속에 감자가 숭덩숭덩 섞여 있었어
먹어도 먹어도
다시 가난이 되어 씹히고
채워도 채워도
영영
포만이 아닌 배곯음으로 목을 넘던 이놈의 감자를
지금은 이름하여 웰빙식이라고 한다는데
그까짓 이름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자꾸 자꾸 혀끝으로 내밀리는 감자를 꾸역꾸역 씹어야 하는 내게
이렇게 감자를 먹이는 일은 실례 하시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