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이별 연습

햇꿈둥지 2005. 5. 12. 08:59

딸 아이가 먼곳으로의 유학을 준비 하고 있다

이런 저런 선택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文.創을 전공 하겠다고 한다

 

그 아이 앞에서

그저 네 선택을 존중하마...

학문이란 것이 어찌 먹이를 구 하기 위한 방편 이어야만 할까...

가슴을 채우고 평생을 갈고 닦아야 할 일...

그리하고도 玄學에 빠지지 않는 진정한 자기 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뿐,

 

초등학교 5학년의 어린 나이에

부모의 일편적 취향을 완력처럼 행사해서 이곳 치악의 늑골로 옮겨 살아야 했었다

망초꽃을 계란 후라이 꽃으로 부른다든가

어느날은 늦은 밤길을 걷다가

공기가 맑아서 보다는 우리네 눈이 맑아짐으로 드디어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는 아이의 얘기를 들으며

그 동안

체제 교육의 틀 안에서

이성 보다는 그 맑은 영성이 망가져 가는 것을 가슴 아프게 지켜봐야 했었다

 

그 어렸던 아이가

이제 스물 한 살의 꽃처녀가 되어

저 아래 휘황한 가로등 불빛 속에 둥 둥 떠 다니는 저잣거리로 나가려 한다

 

그 거리..

사람의 거리...

 

가거든

밝게 빛나기 보다는 따듯함으로 느껴지는 별 하나로 지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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