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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속 붕어를 들여다보던 사람이 생각했다.
붕어들은 참 답답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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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속의 붕어가
어항을 들여다보는 사람을 보며 생각했다.
저 사람들
유리 속에 갇혀서 참 답답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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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을 유영하는 친구의 한 걱정
노다지 산속에 갇혀 답답하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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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늴리리 맘보의 날들을 사는 나는
도시에 사는 그 친구가 갇혀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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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이든지
둘 중의 누구 하나 이든지
어쨌든
갇혀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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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갇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갇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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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재봉틀 욕심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지금 쓰고 있는 휘갑치기 재봉틀은
옛날 옛날 한 옛날
인류가 최초로 나뭇잎으로 옷을 만들어 입던 때에 만들어진 것이므로
그보다 쪼끔 더 나은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바꾸기로 했다는데
재봉틀을 싣고 와야 하는 곳이
서울 하고도 어디 어디쯤이라는 것
으윽~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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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안 가고
좋고 싫고를 선택할 수 없음을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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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틀 정리하여 자리 잡아 주고
작업 조명등 다시 맞추어 고쳐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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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간 만에
산을 내려서서 서울 왕복 달리기를 하는 일,
정신 건강에 해로운 일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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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물었다
'고생했는데 첫 작품으로 당신걸 만들어 줄게
뭐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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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만들기 쉬운
정력 빤스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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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에서 초롱초롱 흐르던 물이 끊긴 지 여러 날,
이 또한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쓰던
수동 분무기를 개조하여 기어이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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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안에서
말라죽기 직전의 고추들
일제히 환호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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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골살이
또 있겠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