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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비 속에
주변 산들
초록 윤기가 찰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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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주변에서
두서없이 얻어지는 먹을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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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둘이 먹을 만큼만 선을 정 하고도
여전히 남아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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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뽀 가득 담긴 욕심을
언제쯤 비울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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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마을에서 고이 자란 고춧모가
이제 옮겨 심을 때가 되었다는 기별을 진작에 듣고도
이제야 부랴부랴
고추 심을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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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흙살을 뒤집어 밭이랑 짓고
물 뿌림 장치를 하고
그 간의 게으름을 걷어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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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사람이
비 오는 날 일 한다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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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고
키우고
거두어
일일이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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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맛은
온통의 과정이 손 맛이고
애쓴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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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다 새소리와
비닐하우스를 두드리는 빗소리와
더러는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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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여린 채소들과
참나물과 민들레
온갖 초록 잎새들을 버무려 만든
산나물 샌드위치 한 조각이
마당쇠의 노고를 위무할 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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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의 하루가
또
저물어 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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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은
뒷산 능선에 걸터앉아
여전히 비 뿌리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