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산드위치,

햇꿈둥지 2023. 4. 29. 15:57

 

#,
가는 비 속에
주변 산들
초록 윤기가 찰랑하다.

#.
마당 주변에서
두서없이 얻어지는 먹을거리들,

#.

둘이 먹을 만큼만 선을 정 하고도
여전히 남아도니,

#.
심뽀 가득 담긴 욕심을
언제쯤 비울 수 있으랴,

#.
앞 마을에서 고이 자란 고춧모가
이제 옮겨 심을 때가 되었다는 기별을 진작에 듣고도
이제야 부랴부랴
고추 심을 준비를 한다.

#.
고운 흙살을 뒤집어 밭이랑 짓고
물 뿌림 장치를 하고 
그 간의 게으름을 걷어내는 일,

#.
게으른 사람이
비 오는 날 일 한다더니만···

#.
심고
키우고
거두어
일일이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

#.
음식의 맛은
온통의 과정이 손 맛이고
애쓴 맛이다.

#.
산 마다 새소리와
비닐하우스를 두드리는 빗소리와
더러는 바람소리,

#.
아직 여린 채소들과
참나물과 민들레
온갖 초록 잎새들을 버무려 만든 
산나물 샌드위치 한 조각이
마당쇠의 노고를 위무할 참이 되었다.

#.
산 중의 하루가

저물어 가는 시간,

#.
흐린 하늘은
뒷산 능선에 걸터앉아
여전히 비 뿌리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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