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또 다시 출발선에 서서

햇꿈둥지 2005. 5. 12. 08:57
올해는 무척 열심히 농사를 짓겠다고 혼자의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농사일기도 마련하고
마을 농협에서 돌려 준 월력에는
언제 언제 무슨 무슨 씨앗을 뿌리고
퇴비는 무엇 무엇을 주고
이런 저런 병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요런조런 약을 뿌려라...고 자세히 상세히
씨앗 가게로
농약 가게로
농기구 가계로 유인하는 통로들이 얽히고 설킨채 준비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깨곰발이의 얼치기 농삿군이거니 농협 말씀은 이제 그만 듣기로 하고...
내 뜻대로 해서 안되어도 그만
땅을 망가뜨리고 착취하는 일이 되지 않으면
우선은 땅과의 문제에서 상생으로의 적정한 거래는 이루어질테니...
우리는 너무 쉽게 상생을 얘기 하지요
특히 정치판에서의 그 요란했던 구호들에 늘 끼어 있던 상생,
바보 같이도
상생은 필수적으로 '해원'이 선행 되어야 함을 우리는 너무 모르고 사는 것 같습니다

많은 자식을 키우면서 유독한 사랑,
자칫 편애로 까지 표현되는 그 바보 짓을 사람만 하지요
땅은 단 한번 이라도
먹을 것과 못 먹을 것을 가려서 요 놈은 잘 자라게 하고 조놈은 못 자라게 하고...가 없지요
사실,
곤충의 천적 관계를 따져 그 사슬을 형성 하겠노라고 이 궁리 저 궁리 이 짓 저 짓을 하는 중에도
밭 가운데며 심지어는 밭 둑 까지 잡초를 일제히 뽑고 베어 버리는 일을 서슴치 않는데 이 경우 천적 사슬을 형성하는 개체적 곤충군의 이동 경로를 망가뜨리거나 막아 버리는 결과를 낳기도 하지요

동물의 고기든
싱싱한 야채든,
그것을 먹는다는 것은 고기와 야채의 독립적인 문제로가 아닌 흙과 바람과 태양과 물을 종합적으로 먹게 되는 것 입니다

건강한 마음으로
내 안에도 흙과 바람과 태양과 물을 담고 나서야
그 먹을감들이 내 안에서 건강하게 어울어져 살이 되고 피가 되고 영혼이 되리라는 생각,

이렇게 맑은 생각 한 줄기 가슴에 담고
자아~!
이제 슬 슬 들판으로 나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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