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da絶 이주,

햇꿈둥지 2022. 7. 9. 05:59

 

#.

장대비 이거나

빗발 이거나

예기치 않은 소나기 속에

이제 밭의 풀들은

손질할 수 있는 경계를 벗어났으므로

게으르기에 딱 좋은 날들,

 

#.

그 틈새

주말 잠시의 물놀이에 한껏 즐거웠던 아이들은

작은 도시의 친구들을

품 가득 안고 오겠다는 기별,

 

#.

무조건적 애정의 끈을 쥐고 있는 아이들은

언제나 의기양양 하니

좋고 싫고

하고 말고의 선택지는 애초에 내게 없다.

 

#. 

내 집인 줄 알았던 블로그는

눈치 없는 더부살이였음을

새롭게 알게 하는 일,

 

#. 

몸뚱이는 가되

답글과 방명록을 버려야 한다니

시시껄렁한 본글마다

아기자기하던 답글들을 어이할꼬

 

#.

꼬리 잘린 도마뱀의 심경이 이러했을까?

 

#.

도마뱀은 자절(自絶)인데

이번 일은 다절(da絶)이다.

 

#.

준비라고 해봤자

특별할 것이 없으니

그저 일없이

지난 글들을 둘러보는 일,

 

#. 

별 것 아닌 일상의 넋두리들이

한 짐이다.

 

#.

그러다가

아쉬움만 더 클 듯싶어

도로 덮어 버리는 일의 반복,

 

#.

오랜 시간

인연의 끈을 나눈 인터넷 동무들의 주소를

다독다독 챙겨 들고

 

#.

그래 

까짓 거 가면 되지,

 

#.

다만,

재 넘어 용한 이를 찾아

이사 하기 딱 좋은 날을 받은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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