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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타는 수십일 동안
비
비
비
염불을 했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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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휼 하시도다 하늘이여
드디어
옛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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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죽 적실만큼
성의 표시 정도의 비를 주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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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판엔
냅다 비!
를 주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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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됐든
빌고 매달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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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작물은 겨우 까치발 든 만큼 자라고
풀들만 껑충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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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참~
이상도하지
매일매일 신줏단지 위하듯 물 뿌려 가꾼 작물들은 지지부진하고
메마름으로 몸을 뒤틀던 풀들은 껑충 자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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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자란 풀들의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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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이를 키우는 일조차
곰 곰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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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의 칠순이었다
케이크에 불 밝혀 환갑을 축하하던 기억이 엊그제인데
참 쉽게도 여기까지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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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아이들이 생겨나고 자라서
안고 업고
깔 깔 깔 정신줄 놓은 사이
우리 모두 우르르
칠순의 낡은 길로 몰려가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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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쯤엔 어찌 될까?
다시 이 자리가 만들어지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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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거
오늘 모두 손잡아 명랑했으니
됐다고 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