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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이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미로 같은 도시의 길들은
언제든지
미어터질 준비를 마치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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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암수에 홀려
내 차를 갖게 된 우리들은
앞으로는 물론 뒤와 옆으로도 비상구를 찾지 못한 채
외통수의 길바닥에서 핸들을 부여안고 몸부림을 치다가
그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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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복지는
국가적 시혜가 아닌
개별적 선택의 몫이라고 결론 지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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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홀연히
서식처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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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짝이 아주 큰
산 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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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소리와 사람의 소요 대신
바람과 산 새들
그리고
겨울이면 하얀 눈이 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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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허공을 재단한 뒤
팔뚝 굵은 아내와 힘을 합쳐
뚝딱
흙집 한 칸을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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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오두막은
도시의 아파트보다
꿈을 꾸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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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를 이소한 아이들은
별 보다 예쁜 아이들을 낳아
꽃처럼 예쁘게 키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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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년,
역사가 될 수 없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람은 늙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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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 동안
새소리처럼
때론
바람 같은 한숨으로 모은 넋두리들이
어느새 천오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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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한 인터넷 대해에서 만나진
가슴 따듯한 사람들이 있어
넋두리 뿐인 고자질은 언제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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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노래 한 곡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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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뜨락에 늙은 봄이 당도하면
무릎 맞대고 앉아
마음 놓고 희희덕 거릴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