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大寒雪國

햇꿈둥지 2022. 1. 20. 12:11

 

 

#.

둘째 아이가 유치원 발 감기를 묻어 들이고

그 감기를 다시 내가 받아서

 

#.

사흘 아니 나흘째 

골 골 감기중,

 

#. 

모두들 

코로나 확진자 대하듯 하니

감기조차 성실하게 앓을 수 없는

수상한 시절,

 

#.

감기의 패턴이 무너졌다.

말하자면

재채기를 시작으로

살짝 열과 콧물과 기침과 가래로 진행되던 

일련의 시스템이 엉망으로 헝클어져서

 

#. 

때 아닌 오한이 나다가

기침이 쏟아지다가

잠시 멀쩡 하다가

다시 

열 나고 기침이 쏟아져 나오는 

변종 오미크론 감기인가 보다.

 

#.

그렇게

비틀비틀 대한이 되었다고

산 꼬댕이 하늘은 이를 기념하여

징검징검 눈을 뿌렸으며

 

#.

길에는 

내린 눈의 곱은 되는 염화칼슘을 부어

온통의 길을 

염화칼슘 장아찌를 만들어 놓았으니

 

#. 

그저 무던하게

가자면 가자는대로 굴러가는

차에게 조차 미안한 일이다.

 

#.

대한 뒤에

입춘이 있어서

눈 덮인 목련꽃망울이 그저 딱하지 만은 않으니

 

#.

겨우내

맘 놓고 게을렀던 몸을 추슬러 

이제 농사 준비를 해야 할 일이나

 

#.

몸 움직이기 보다

맘 움직이는데

한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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