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찰박 찰박 젖은 걸음으로 하루종일 비 오시더니 #. 심긴 작물들은 여전히 소식이 없는데 껑충 까치발로 자란 밭고랑의 풀들, #. 알록달록 흐드러졌던 꽃잎들이 작은 바람에도 속절없이 떨어져 밭고랑을 분홍색으로 점묘했다. #. 비틀걸음으로 봄빛 속에 흔들리는 나비가 꽃잎인지 허공에서 쏟아져 내리는 꽃잎이 나비인지, #. 새 싹 보다 먼저 꽃향기 부터 올올이 자라 오를 듯, #. 이 산골 저 골짜기에 둥지 틀어 사는 세 부부가 잊을만하면 한 번씩 만나는 모임이 있다. #. 많지 않은 세 집의 모임조차 날 정하기가 여의치 않아 이렇게 저렇게 상의를 한 끝에 결국 아침 모임이 되었다. #. 이 산꼬댕이에 이른 아침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음식점이 있다는 거 이른 아침부터 손님이 있다는 거 경이롭다. #.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