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굶기를 한 달여쯤 속과 몸이 헐러덩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 이 나이쯤에 풍선 하나를 안고 다니는 것 같은 몸매 어쩐지 무책임해 보인다. #. 밤새 하고도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 눈도 오고 비도 오고 풀린 듯하다가 다시 추운 거 그러다가 슬그머니 봄이 오는 거 다 자연의 이치이다. #. 배고픈 이에게 한꺼번에 왕창 먹이면 탈 나는 거 처럼 눈 빠지게 봄 기다리던 이들에게 어느 날 왕창 봄 몰아주면 탈 나기 때문이라는 거다. #. 그래서 오늘 비 끝에 다시 소슬하게 추운 거 즐겁게 견디기로 했다. #. 이 비 속에 늙은 형님이 전화해서는 부모님 선영을 둘러봐야 한다는 거다 비 오는 날 세상에 있지 아니한 엄마 아버지 생각하는 거 청개구리나 할 일이다. #. 볕 바른 자리에 우선 참나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