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평캠 팔자,

햇꿈둥지 2022. 9. 16. 05:05

 

#. 

김장 배추밭을

김장 무 밭으로 바꾸었다.

 

#. 

유해 조수 피해 신고를 하면

총을 들고 와서 해결해 준다고

너도나도 한 마디씩 했지만

뭘 그렇게 까지,

 

#.

유해?

다분히 사람 중심적 표현이다.

 

#.

한마디씩 한 사람들 마다

가을에 

배추 열포기씩 내놓으라고

쐐기박기,

 

#.

건조기의 기름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넋 놓고 가동한 결과

다시 기름을 넣고도 경고음만 요란할 뿐,

 

#.

한나절을 주물러 터친 끝에

해결은 되었으나

딴 일로 잠깐 자리 비운 새

여과기를 통해 새어 나온 기름량이 제법이라서

 

#.

올해는

엄청 비싼 고춧가루를 먹게 생겼다.

 

#.

그리하고도

추석을 지낸 날부터

하수구가 막혀 요지부동,

 

#.

집 지은 지 스무 해가 넘었으니

사람의 동맥경화처럼

하수구 경화증이다.

 

#.

임시방편의 기구와 방법이 있기는 하나

그야말로 잠시의 미봉책이니

전문꾼을 초빙하여 속 시원하게 뚫기,

 

#.

하수구 끝으로 쏟아져 나온

기름찌꺼기와

온갖 생활 찌꺼기...들,

요란하게 살았구나,

 

#.

집의 내장을 비운 뒤 부터

집안 냄새가 바뀌었다.

 

#.

그 뒤의 변화,

밥만 먹고 나면

설거지 그릇 가득 담아 들고

집 밖의 개수대로 쫓겨나기,

 

#.

평생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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