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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배추밭을
김장 무 밭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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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조수 피해 신고를 하면
총을 들고 와서 해결해 준다고
너도나도 한 마디씩 했지만
뭘 그렇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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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다분히 사람 중심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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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씩 한 사람들 마다
가을에
배추 열포기씩 내놓으라고
쐐기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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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의 기름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넋 놓고 가동한 결과
다시 기름을 넣고도 경고음만 요란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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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을 주물러 터친 끝에
해결은 되었으나
딴 일로 잠깐 자리 비운 새
여과기를 통해 새어 나온 기름량이 제법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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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엄청 비싼 고춧가루를 먹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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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고도
추석을 지낸 날부터
하수구가 막혀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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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지은 지 스무 해가 넘었으니
사람의 동맥경화처럼
하수구 경화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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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방편의 기구와 방법이 있기는 하나
그야말로 잠시의 미봉책이니
전문꾼을 초빙하여 속 시원하게 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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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구 끝으로 쏟아져 나온
기름찌꺼기와
온갖 생활 찌꺼기...들,
참
요란하게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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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내장을 비운 뒤 부터
집안 냄새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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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의 변화,
밥만 먹고 나면
설거지 그릇 가득 담아 들고
집 밖의 개수대로 쫓겨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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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캠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