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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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곧 봄,

햇꿈둥지 2021. 3. 5. 05:13

 

 

#.

겨울 동안 내린 눈보다

더 많은 비와 눈이 내렸다

한방에...

 

#.

이 마을에 처음 왔을 때는 

이렇게 떼 눈이 온 날이면 방송을 듣고

모두들 힘을 모아 마을 안 길의 눈을 치웠었다

그러다가

자기 집 앞 이거나

연로하신 분들의 집 앞까지로 간소해지다가

드디어는

제설 차량이 알아서 치우는 시절이 되었다

심 하게는

눈 치운게 맘에 들지 않는다고

면사무소에 항의하는 일까지로 발전했다.

 

#.

마을 안에

낯 선 사람과

낯 선 차들이 다니기 시작한 뒤로의

변화 들이다.

 

#.

트럭 앞 유리에 소복한 눈을

치우기 보다는 

아이스런 그림 하나 만들어

정우 입학 선물로 날렸다

 

#.

아이는

제 맘 속에 가득한 꿈들을 잠시 유보한 채

학교와

교과서의 틀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

학교 정문 분위기가

코로나를 핑계로 하여

코로나보다 더 삼엄하다.

 

#.

경칩,

봄볕에 놀란 개구리는 화들짝 뛰어나오고

세상에 놀란 나는

어디 깊은 곳에 꼭 꼭 숨었으면 좋겠고,

 

#.

땅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개발하기로 한 땅에 투기를 했다고

연일 시끌벅적,

 

#.

너도 나도

우리 모두

게걸 경연대회를 하는 것 같은 세상,

 

#.

품위도

품격도

스스로 집어던진 세상,

 

#.

그래도

이 세상에

봄이 온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