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낙수 겨울,

햇꿈둥지 2021. 1. 16. 04:39

 

 

#.

도시 왕복 달리기

정기적인 병원 진료였다.

 

#.

주차장부터

넘쳐나는 차들과 사람들과...

 

#.

병원에 오는 일로

치유와 건강이 보정된다고 믿는 사람들,

 

#.

출입하는 일은

여전히 번거롭고 까다롭다.

 

#.

여덟 명의 병든 사람들이

신약에 대한 임상 치료를 시작했었다.

 

#.

예후 관찰 5년째,

일곱 명이 리커런트 되었다고 했다.

 

#.

유일하게 멀쩡하고도

전체적인 상태가 호전되었음을 축하한다고 했으나

 

#.

사실은

매일매일을 임종의 마음으로 살아왔다.

 

#.

그러므로 그들이 얘기하는 섣부른 관해를

유예로 받아 담는다.

그래야 한다.

 

#.

그리고

다시 병상에 누워야 하는 일곱 명의 아픈 곳을

일일이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

변덕처럼 허공이 느슨해진 틈새

두껍게 얼어있던 지붕의 눈이 낙숫물로 하염없다.

 

#.

여전히 얼어붙은 날들 속에

모종을 준비하거나

재 넘어 영농 교육을 받아야 한다거나,

 

#.

부질없어라

발 길 닿는 대로 밭 갈아 씨 뿌리고

거두어지는 대로 먹을 일이니

교육은 무슨,

 

#.

어렵게 구 한

갑골문 책장을 펼쳐 들고

한 자 한자(漢字) 새기기를

 

#.

갑골문이라 하니

뼛속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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